간장은 한식에서 빠질 수 없는 기본 양념입니다. 된장, 고추장과 더불어 한국 전통 발효 음식의 근간을 이루며, 국, 조림, 볶음, 무침 등 거의 모든 한식 요리에 빠지지 않고 들어갑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간장을 하나의 조미료로만 인식하지, 그 속에 담긴 간장 종류별 특징과 발효 방식의 차이, 그리고 그로 인한 풍미의 다양성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는 못합니다.
전통 장류의 대표 간장과 현대 산업화된 양조 간장, 그리고 다양한 용도별 혼합 간장까지—간장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간장 종류별 특징과 발효 방식의 차이를 중심으로, 왜 각각 다른 풍미를 갖게 되는지 전문가의 시선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전통 간장 종류와 양조 간장의 기본 개념
간장은 기본적으로 콩, 곡류, 소금, 물을 원료로 하며, 이를 일정 기간 발효시켜 만드는 장류입니다. 그런데 그 ‘일정한 기간’과 ‘발효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제품이 나옵니다.
전통 간장 (한식 간장, 조선간장)
우리 조상들이 장독대에서 직접 메주를 띄워 만든 간장이 바로 전통 간장입니다. 메주를 띄우고 소금물에 일정 기간 담가두면 간장과 된장이 나뉘는데, 이때 윗부분의 액체를 떠낸 것이 바로 조선간장입니다.
- 발효 방식: 자연 미생물 발효, 6개월~1년 이상 장기 숙성
- 색상: 밝은 갈색
- 맛: 매우 짜지만 감칠맛이 풍부하고 뒷맛이 깔끔
- 용도: 국물 요리, 나물 무침 등에 적합 (국간장으로도 사용됨)
양조 간장 (산업 간장)
대량 생산을 위해 고안된 방식입니다. 메주 대신 탈지대두를 사용하고, 곡류와 인공 미생물을 섞어 효율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간장을 만들어냅니다.
- 발효 방식: 인공균 투입 후 2~4개월 단기 발효
- 색상: 진한 흑갈색
- 맛: 짠맛보다는 단맛과 감칠맛이 강조됨
- 용도: 볶음, 조림, 불고기 양념 등 다양한 요리에 두루 사용
관련정보- 한국장류협회 http://www.xn--9v2bn5xrilcoa.com/
혼합 간장 종류별 특징
현대의 소비 트렌드는 간편함과 맛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간장의 종류 또한 더욱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진간장
양조 간장에 캐러멜 색소, 설탕, 조미액 등을 더해 만든 혼합 간장입니다. 색이 짙고 단맛이 강해 조림, 불고기, 고기양념에 자주 사용됩니다. 진간장은 사실 ‘진짜 간장’이라는 의미보다는 ‘맛이 진한 간장’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조림간장, 쯔유, 국수간장
요리 목적에 맞춰 개발된 간장들로, 기본 간장에 다시마 추출액, 멸치 농축액, 설탕 등을 섞어 간편하게 요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예: 일본의 ‘쯔유’는 소바 국물, 덮밥 양념 등에 사용되는 다목적 간장으로 간장+가쓰오부시+미림이 들어간 제품입니다.
발효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풍미의 이유

간장 종류의 맛은 단순히 ‘짠맛’이 아닙니다. 간장의 진짜 핵심은 ‘감칠맛(Umami)’입니다. 그 감칠맛은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글루탐산, 아미노산, 유기산 등에서 나옵니다.
- 자연 발효(전통 간장): 메주 속 미생물이 단백질을 서서히 분해하며 다양한 풍미 성분을 생성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 복합적이고 깊은 맛을 냅니다.
- 인공 발효(양조 간장): 제조 속도는 빠르지만, 효소와 미생물이 제한적이라 풍미의 폭이 좁습니다. 대신 일정한 맛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전통 간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짠맛이 부드러워지고, 된장이나 간장 특유의 고소하고 구수한 향이 강해지는 반면, 양조 간장은 짠맛은 적당하지만 발효 특유의 개성이 부족한 편입니다.
요리에 맞는 간장 종류 선택법
국물 요리
- 국간장(전통 간장)이 최적입니다. 투명한 색을 유지하면서 깊은 간이 배입니다.
- 예: 미역국, 된장찌개, 나물무침
볶음, 조림 요리
- 진간장 또는 양조 간장이 적합합니다. 맛이 진하고 단맛이 조화로워 조림류에 잘 어울립니다.
- 예: 제육볶음, 장조림, 불고기
드레싱, 소스 용도
- 일본식 간장(쇼유)이나 쯔유 간장처럼 향이 강하고 단맛이 강조된 간장이 잘 어울립니다.
- 예: 샐러드 드레싱, 유자간장, 회간장
간장 종류별 보관과 숙성에 따른 변화
간장도 ‘살아 있는 발효식품’입니다. 따라서 보관 환경에 따라 맛이 변할 수 있습니다.
- 전통 간장: 냉장 보관보다는 항아리나 뚜껑이 있는 도자기 용기에 넣어 서늘한 곳에서 숙성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은 맛이 납니다.
- 양조 간장: 뚜껑을 잘 닫고 냉장 또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개봉 후 6개월까지 품질 유지가 가능합니다.
특히 전통 간장은 숙성이 길어질수록 산미와 감칠맛이 균형을 이루며, 조리할 때 들어가는 양이 적어도 전체적인 맛의 무게 중심을 잡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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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간장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닙니다. 오랜 시간 자연과 미생물이 만들어낸 발효의 결정체이며, 요리의 밑바탕을 이루는 맛의 핵심입니다. 어떤 간장을 쓰느냐에 따라 음식의 맛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간장의 종류와 발효 방식에 대한 이해는 요리 실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제부터는 마트에서 간장을 고를 때, 라벨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내 요리에 맞는 간장을 선택해보세요. 여러분의 식탁에 올라오는 요리의 품격이 달라질 것입니다.